레고랜드 사태 순서 정리 (일명 김진태 사태)

레고랜드 부도 소식을 접하면 '그냥 놀이공원 하나 망했을 뿐인데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가 주식, 부동산 시장을 넘어 국가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 시간 순서대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반응형

레고랜드 김진태 사태 타임라인

1. 2011년 9월, 최문순 前강원지사 & 세계 2위 엔터테인먼트 그룹 영국 멀린, 레고랜드 투자합의서 체결 진행
2. 2012년, 강원도는 레고랜드 개발 시행사로 '엘엘개발' 설립함. 이때, 지분 44% 출자함.
3. 엘엘개발은 특수목적법인 'KIS춘천개발유동화주식회사'를 통하여 2050억 원 규모의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을 발행해 공사 대금 조달함. 이때, 보증을 강원도가 섰기 때문에 해당 ABCP는 최고 신용등급 A1을 받음.
4. 2014년, 레고랜드 공사 시작하였으나 선사시대 유적지 발견으로 공사가 중단됨, 건설 계획 변경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남.
5. ​2018년, 재정난에 시달리던 강원도는 사업시행주체를 영국 멀린에게 넘기게 됨. 이 과정에서 엘엘개발은 강원중도개발공사(GJC)로 회사명을 변경함 , 특수목적법인 '아이원제일차'를 통해 2,050억 원 ABCP 재발행, 이와 동시에 기존 발행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에서 BNK증권으로 바꿈. 
6.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아이원제일차'로부터 돈을 빌렸지만 상환에 실패함. 투자자들은 보증을 선 강원도에게 집중하게 된 상황.
7. 2022년 9월 28일, 강원도 김진태 지사는 '레고랜드의 빚보증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원에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 신청하겠다' 선언함. 이는 법정 관리인이 공사 자산을 매각해 대출금을 갚겠다는 것임.
8. 2022년 9월 29일, 만기가 돌아왔으나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신청으로 ABCP는 차환 발행이 불가함 → 신용평가사들은 해당 ABCP 등급을 A에서 C로 강등시킴.
9. ​2022년 10월 5일, 강원도가 지급 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2,050억 원의 ABCP는 최종 부도 처리​가 진행됨.
10. 최고 신용등급을 받은 ABCP의 부도 소식으로 인해 시장에 대한 신뢰성이 무너짐 → 기업어음(CP), 자산담보부단기채(ABSTB) 차환금리가 금융위기(2008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됨.​
11.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은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 채권을 있는 대로 팔게 됨.
12.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은 채권이 팔리지 않자 돈줄이 막히기 기작함 (돈맥경화, 채권을 팔기 위해서는 채권금리를 높게 잡아서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구조가 돼야 돈을 빌릴 수 있음)
13. 2022년 10월 17일, 한국전력공사(신용 AAA 최고등급)가 연 5.75%, 연 5.9%금리로 4,000억 원 회사채 발행 시도하였으나 4,000억 원 중 1,200억 원 유찰. 한국도로공사(AAA등급)도 채권 1,000억 원 발행 시도하였으나 전액 유찰.
14. 2022년 10월 21일, 김진태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ABCP 2,050억 원에 대해 전액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
15. 2022년 10월 23일, 정부가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 수준으로 확대하여 운용하기로 발표함.

김진태-사태-레고랜드-지지자

✔ 5번 부가설명 :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의 보증은 신뢰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사업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신용평가, 서울신용평가는 이 ABCP에 A1 등급을 주게 됩니다.

 

✔ 13번 부가설명 :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의 회사채 발행이 유찰된 것은 신용등급이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대한민국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서 회사채를 소극적으로 구매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용등급이 조금이라도 낮은 기업은 아예 돈을 빌리기조차 어려운 구조가 되었습니다.

 

✔ 14번 부가설명 : 2022년 11월 예산을 편성, 23년 1월 29일까지 상환 계획 마련하겠다고 발표,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법원 회생 신청을 해서 새로운 인수자를 확보,  매각 대금 들어오면 만기 전 원금 상환 가능하다는 내용

 

 

사태의 심각성

레고랜드 PF ABCP 투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많이 참여하였고, 대형 증권사들도 몇몇 투자하였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약 550억 원
IBK투자증권 약 250억 원
대신증권 약 200억 원
삼성증권 약 200억 원
미래에셋증권 약 200억 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반응형

최근 경기부양으로 캐피털 기업들은 부동산 PF 대출을 늘려왔습니다. 현재 캐피털 기업의 여신전문금융회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약 26조 원 이상입니다. 캐피털 기업의 자금 대부분은 여신전문금융사채 등으로 조달하는 구조인데, 최근 금리 급등으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 김진태 사태로 인해 자금줄이 막혀버리게 됩니다.

 

산업 생태구조를 쉽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공사 계획 수립 ▶ 공사에 필요한 자금 대출 ▶ 공사 완료 후 이익으로 대출 상환

 

그러지 않아도 금리 급등으로 인해 자금운용이 간당간당하던 기업들에게 폭탄을 던진 것이 레고랜드 사태입니다. 최고등급 AAA 기업들도 높은 이자를 제시했지만 대출을 실패한 상황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가 보증했음에도 채무 불이행이 되었기 때문에 시장 신뢰성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태가 조기에 진압되지 않는다면

 

공사 중단 ▶ 해당 공사에 토자한 기업들 위기 ▶ 자금 순환 중단 ▶ 도미노식으로 기업 부도

 

가 진행될 큰 이슈입니다. 

 

경제에 무지한 정치인 한 명이 일으킨 사태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파장이 큽니다. 여야를 떠나서 먼저 해당 사태를 조기 진압하기 위해 대책을 준비한 뒤, 귀책을 무는 것은 미루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되네요.